인도네시아 소식

  • Home
  • 인도네시아 알기
  • 인도네시아 소식
제목 급성장하는 인도네시아 핀테크 산업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8-12-31 19:43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이 핀테크 업계를 대상으로 주최한 소비자 보호 워크숍.
▲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이 핀테크 업계를 대상으로 주최한 소비자 보호 워크숍.

 지난 11월 하순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 시내에 위치한 한 호텔. 한국 금융감독원과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는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이 주최한 '핀테크 산업 소비자 보호 워크숍'이 진행됐다. 평일 오후 널찍한 행사장을 빈 자리 없이 가득 메운 핀테크 업계 종사자들은 감독기관 공무원들의 한 마디 한 마디에 귀를 쫑긋 세웠다. 금융감독청이 구상 중인 구체적 소비자 보호 방침이 소개되자 질문도 꼬리를 물었다. 현장에서 만난 핀테크 스타트업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도네시아 핀테크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소비자 보호가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9년 새해가 며칠 앞으로 다가온 인도네시아에서 '핀테크(Fintech, 금융을 뜻하는 Finance와 기술을 의미하는 Technology의 합성어로 금융과 기술의 융합에서 촉발된 금융 서비스 및 관련 산업의 변화를 일컬음)' 산업이 남다른 관심을 끌고 있다. 2015년 하반기 무렵부터 본격화된 인도네시아의 디지털 경제 열풍을 주도하는 핵심 산업으로 연일 주가를 높이고 있는 것. 초기 전자상거래 및 차량 호출 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디지털 경제가 기지개를 켰다면, 얼마 전부터는 공유 오피스와 핀테크 산업 등이 배턴을 넘겨 받은 분위기이다. 그 중에서도 양적 팽창 단계에 접어든 핀테크 산업은 금융과 관련된 일상생활 곳곳에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핀테크 산업의 높아진 위상은 핀테크 업체 숫자의 가파른 증가세에서 잘 드러난다. 현재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에는 80여 개 핀테크 업체가 공식 등록된 것으로 집계된다. 여기에 120여 개 핀테크 스타트업 등이 금융감독청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핀테크 관련 법 규정조차 존재하지 않았던 2년 전 처음 금융감독청의 인가를 받은 스타트업이 등장했다는 점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가 아닐 수 없다. 핀테크를 통한 금융 거래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이제는 금융 당국이 소비자 보호에도 부쩍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자카르타 중심부의 대형 쇼핑몰에서 진행된 모바일 결제 할인 프로모션 행사.
▲ 자카르타 중심부의 대형 쇼핑몰에서 진행된 모바일 결제 할인 프로모션 행사.

230여 개 회원사를 둔 인도네시아 핀테크협회에 따르면, 핀테크 업계는 기존 금융권 업체들이 20%, 비금융권 업체들이 80%가량을 구성하고 있다. 그리고 핀테크 업체들의 약 70%가 지급 결제 및 대출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 지급 결제 분야는 인도네시아 대표 유니콘 스타트업 고젝(Go-Jek)의 고페이(Go-Pay)를 포함한 모바일 기반 전자 지갑 플랫폼이, 대출 분야는 초기 금융감독청 등록 스타트업 중 한 곳인 인베스트리(Investree)를 비롯한 금융사를 거치지 않는 P2P(Peer to Peer) 대출 플랫폼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 뒤를 자산 관리, 가격 비교 및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 등이 잇고 있다.

인도네시아 핀테크 산업의 특징은 70%를 웃도는 국민의 금융 문맹률 및 낙후된 금융 인프라스트럭처와 밀접히 연관됐다는 분석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국민 5명 중 2명꼴로 은행계좌를 보유하고 있다. 또 신용카드 보급률은 여전히 2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밖에 개인 신용 평가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일반인들이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란 하늘에서 별 따기나 마찬가지다. 인터넷 사용 인구가 증가하고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되는 가운데 이러한 특수성을 사업화하는 스타트업이 속속 나타나면서 금융 서비스에서 소외됐던 계층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핀테크 산업이 발달하고 있다. 실제 금융 선진국들의 정교한 비즈니스 모델을 벤치마킹 하기보다는 현지 맞춤형 상품을 내놓은 핀테크 업체들을 앞세워 성장 가도를 달려 온 인도네시아 핀테크 시장은 올해 223억달러(약 25조원) 규모를 기록할 전망이다.

물론 동전의 양면처럼, 핀테크 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등장하면 옥석 가리기도 같이 진행되게 마련이다. 특히 2년 새 공식 등록업체만 20배 가까이 늘어났을 정도로 덩치를 키워 온 핀테크 업계의 구조조정은 시간 문제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와 함께 중국 본토의 자금력을 등에 업고 살인적인(?) 이자를 요구하는 고금리 상품을 잇달아 출시한 일부 중국계 핀테크 업체들에 대한 소비자들 불만이 고개를 드는 점도 불안 요소이다. 하지만 동남아시아 전역을 강타한 디지털 경제 열풍 속에 인도네시아 핀테크 시장이 당분간 팽창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데는 별다른 이견이 없는 듯하다. 2017년 전년 대비 16.3%의 성장률을 달성한 핀테크 산업이 어디까지 발전해 나갈지 지켜볼 일이다.

 

바로가기